뉴진스라는 최고의 걸그룹을 탄생시켰지만, 어도어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은 결국 해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 주요 사건들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1. 빅히트, 민희진 전 SM 이사 영입… “브랜드 총괄·걸그룹 론칭” (2019년 7월 1일)
민희진 전 SM엔터테인먼트 이사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現 하이브)의 브랜드 총괄(CBO)로 합류했다. 민희진 CBO는 레이블 확장 및 사업영역별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빅히트 및 빅히트의 관계사 전반에 대한 브랜드를 총괄한다. 또한 새로운 걸그룹의 론칭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민희진 CBO의 신규 레이블을 설립해 신인 발굴과 음악 제작 영역까지 제작자로서 확장된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2. 어도어 법인 설립 및 민희진 대표 취임 (2021년 11월 2일)
하이브가 자회사 쏘스뮤직에서 물적 분할해 음악 레이블 자회사 ‘어도어(Ador)’를 설립했다. 하이브는 154억여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주식 202만 주를 취득했다. 신설 법인 대표는 하이브 CBO를 맡고 있던 민희진 CBO가 선임됐다.
3. 민희진 걸그룹 ‘뉴진스 데뷔’…데뷔와 동시에 돌풍 일으켜 (2022년 7월 22일)
민희진 걸그룹이자 BTS 여동생 그룹으로 불린 뉴진스가 데뷔와 동시에 특유의 감성과 신선함으로 각종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민희진 대표의 실력을 입증했다. 앨범 판매량으로 걸그룹 1위 초동을 기록했다. 뉴진스의 대성공으로 하이브는 걸그룹 징스크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4. 더욱 거세진 뉴진스 열풍…헐값에 어도어 주식 취득한 민 대표 (2023년 1분기 추정)
“우리 사이 아직 괜찮아요. 아니 좋아요!”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관계는 좋았다. 하이브는 손해를 보는 수준의 헐값으로 민희진 대표에게 보상이라도 하듯 지분을 18%나 넘겼고 민 대표는 어도어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분 취득 당시 자금 여력이 부족한 민 대표를 위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금도 빌려줬다는 후문.
5. 전쟁의 시작…하이브, ‘경영권 탈취 정황’ 민 대표 감사 착수 (2024년 04월 22일)
“평화는 끝났다” 사라예보에서 울린 두 발의 총성이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렸듯이,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내부고발자로부터 제보받고 이를 파악하기 위한 감사에 나서며 앞으로 이어질 ‘하이브-민희진 어도어 경영권 분쟁’(이하 어도어 사태)의 시작을 알렸다. 또 구체적인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록을 공개한 하이브의 공세로 민 대표는 수세에 몰렸다.
6. 전율의 기자회견…뒤집혀버린 여론 (2024년 04월 25일)
이렇게 여론전에서도 사실상 하이브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이던 어도어 사태는 생수 한 병과 민낯의 파란색 캡 모자, 초록색 스프라이트 티를 입고 나온 민희진 대표의 전율의 기자회견으로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했다. 3시간 동안 엔터 최대 기업 하이브와 방의장의 민낯을 다소 격정적인 어조와 단어로 퍼부운 민 대표의 기자회견은 ‘개저씨’, ‘맞다이로 들어와’, 등의 유행어와 수많은 밈을 생산하며, 특히 20,30대 직장인들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렇게 사태 초반 불리하던 여론을 완전히 뒤집음과 동시에 민 대표는 이미지 회복을 하이브는 큰 내상을 입었다.
7. 민 대표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화해 제안한 민희진 (2024년 05월 30-31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의 해임·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일부 인용 결정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민 대표는 당분간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31일 오전 하이브는 어도어의 새 사내이사 선임과 동시에 민 대표 측 이사 2명을 해임했다. 같은 날 열린 민 대표의 2차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에 화해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양측 다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라 하이브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8. 어도어 대표이사 전격 교체 ‘사실상 해임’…민 전 대표 반발 (2024년 08월 27일)
사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뉴진스 멤버들을 비방했다는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여론이 악화된 민희진 대표. 지난 8월 27일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도 전격 교체됐다. 민 전 대표 측은 “의사와 무관한 일방적 해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 하이브, 민희진 인스타, 연합뉴스
안익주 기자 aij@thelifemagazine.co.kr